전문가칼럼

[특별기고] ‘사랑의 띠 걷기 대회’

호주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호주의 8백만명 이상 전체 호주 인구의 31.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장기간 건강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이 되었고 2.2 백만명, 호주 인구의 8.8%가 우울증과 불안증을 포함하여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고 보고가 되었다고 한다.

세계 보건 기구는 사람의 정신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알고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여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가는 웰빙 상태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데 이 정의에 따르면 호주 인구 중 30% 이상이 정신 건강에 있어서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살아간다는 셈이 된다.

모두가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 주위에는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통계에 보는 것처럼 정말 많다. 특히, 정신 건강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는 경우 문제를 나누고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치심과 사회적인 낙인으로 인해 자신의 문제 및 가족의 문제를 드러내지 못하고 혼자서 아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언어적인 장벽으로 인해서 사회적인 복지 서비스에도 접근이 훨씬 더 어려운 부분도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어려움을 겪게 하는 부분이다.

거의 20년간 호주 한인 사회에서 정신 건강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문제를 의논할 수 있는 기관으로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는 그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데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더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올 해부터 정신 건강 증진 캠페인 걷기 대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생명의 전화가 걷기 대회 행사를 하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단순한 걷기 대회가 아니라 교민들 전체가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기 위한 캠페인이자 운동(movement)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힘을 가진 자가 또는 능력을 가진 자가 누리고 힘을 행사하는 곳이다. 그래서 더 많이 스펙을 쌓으려고 하고 더 많은 힘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반 사회의 특성이다. 대체적으로 지식과 힘이 있고 재산이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이기고 자신이 사회에서 자리를 차지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소위 능력 주의 사회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그런 사람들로 만 이루어져 있는 곳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불행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살아가다가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되는 사람이 태어나면서 장애인인 사람 보다 훨씬 많고 때로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반복되는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역사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인,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도 동일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운동들이 일어나고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운동이 있으면서 사회는 조금씩 소외되고 사회에서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제도와 서비스를 도입해 가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이 지속됨으로 인해서 이 사회는 복지 제도가 더 발전되어져 가게 된 것이다.  좋은 변화는 그냥 일어나는 법이 없다.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으로 얻어지는 아름다운 열매다.

그러므로, 이번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에서 하는 ‘사랑의 띠 걷기 대회’는 작은 일이 아니다.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정신 건강의 문제를 가지고 고생하는 많은 한인 가정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또한 정신 건강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바꾸고 커뮤니티가 함께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는 큰 의미가 있는 행사라 생각된다.

기회만 된다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인 커뮤니티 전체가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여 나도 사회의 변화에 한 몫을 하는 기쁨을 느껴 보길 바란다.

호주 기독교 대학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학과에서는 이 번 텀에  ‘자기 옹호’를 증진하고 촉진하라는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호주에 살면서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자기 옹호’를 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억울한 경험들을 나누기도 하고 동시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자기 옹호 ( self advocacy)’를 하며  정신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신 분들이 사회에서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 자기 옹호’를 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지를 배우고 있다.

자기 옹호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날 수도 있지만 사회의 시스템을 향해서 일어날 수도 있고
그룹으로 힘을 모아서 할 수도 있다.  호주의 한인들이 힘을 모아서 해야 하는 일들이 어쩌면 이런 일들이다. 내 일이 아니면 ‘상관없어’가 아니고 한인들이 호주 사회에서 힘을 행사하고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자기 옹호’를 체계적이고 단체를 통해서 때로는 매스컴을 통해 때로는 탄원서를 통해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한인들이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하는 다양한 좋은 취지의 행사들이나 캠페인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 진행하는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의 걷기 대회도 일종의 ‘자기 옹호’의 전략이며 ‘자기 옹호’를 더 촉진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또 이민자로서 호주에서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한 두 가지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제한되다 보니 억울한 일에 대해서 ‘자기 옹호’를 하기 보다는 참고 넘어가야하는 일들이 많다.  참고 인내하는 것이 때로는 미덕일 수 있지만 때로는 더 나은 사회의 변화를 위해 작게는 건강한 커뮤니티의 변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 옹호’를 하고 권리를 찾는 부분을 행사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피하지 않고 ‘ 자기 옹호’하는 것에 꼭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사회에서 소외되어 사회 복지의 도움이 없이는 힘든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누군가가 대신 목소리를 내어주는 것이 필요한 부분이다.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정신이 건강한 한인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성황리에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한국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 (Chair of Board in Australia Korean Life Line)
ACA Registered Supervisor (ACA등록 수퍼바이저),
ACA Member Level 3 (ACA정회원)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at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at Chongshin University)
 
호주기독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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