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3년 홀로서기

‘착한 여성 A는 강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어려움을 느낀다. 그들 앞에서는 자신이 힘이 없는 생쥐 같고 그들은 무서운 눈을 가진 매처럼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인 것 같이 느낀다. 특히, 강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질문들을 하면 왠지 자신이 좀 더 완벽해야 할 것 같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더 많이 부각되어 보이는 것 같아서 주눅이 든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을 잘 주장하지 못한다. ‘

‘씩씩한 남자 B는 가족들과 있을 때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집에서는 자신이 왕처럼 군림하고 가족 구성원들을 부린다. 반면, 그는 밖에만 나오면 타인에게 엄청나게 친절한 사람이 되지만 타인에게 자신을 잘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타인이 자신을 함부로 대해도 그것을 흐흐 웃으면서 받아 넘겨버린다. ‘

‘모든 것에 완벽하고 잘 하기를 원하는 C는 어린 시절 가정에서 부모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자신이 일찍부터 일을 해서 가정을 돌봐야 하는 사람이다. 공휴일도 쉬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는 외식도 잘 하지 않는 C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한 번씩 직장에서나 친구들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받고 나면 심한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그럴 때면 집에 혼자 있으면서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마냥 보내게 된다. ‘

위의 이야기들에 나오는 사람들은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하나같이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아동 상담의 대가라고 불리는 오은영 박사는 자녀 양육의 최종 목표가 자녀들의 독립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전적으로 이 말에 동의를 하는데 다른 말로 하면 진정으로 홀로서기를 잘 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한 사람으로서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독립이라고 하는 것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독립에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는 데 여기에서는 정서적 독립과 그것과 관련된 재정적 독립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재정적 독립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 호주에 사는 부모들은 일찍부터 자녀를 독립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찍부터 자녀들이 사회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경제적인 독립을 돕는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독립만을 돕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서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리며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지를 배우게 되고 또 재정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일의 가치를 배우게 되고 책임감도 함께 배우면서 살아가게 되고 성인이 된 부모님의 삶도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재정적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나이가 되면 적절하게 일을 하도록 배우는 것은 독립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 재정적 독립은 정서적 독립과도 연관이 된다.

가끔 가정 폭력에 노출이 되어 있는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 정서적 의존적인 경우가 많다. 혼자서는 살아갈 힘이 없다. 그럴 경우,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전략은 기술을 익히고 일을 찾아서 재정적 독립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홀로 서기를 할 수 있을 때 가정 폭력이라고 힘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들도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재정적인 독립을 할 수 있을 때 어쩌면 진정한 성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재정적 독립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은 정서적 독립이다. 앞의 예에서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서적으로 독립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너무나 쉽게 사람들에 의해서 중심이 흔들리고 조정을 당하거나 조정을 하면서 관계의 역동을 경험하면서 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정서적으로 홀로서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면 육체는 성인이고 재정적으로 독립한 것처럼 보이나 정서적으로 홀로서기를 못함으로 인해서 늘 마음이 괴롭고 평안하지 못하며 관계에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갈등을 많이 경험하게 되고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서 재정적 독립까지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라라 E 필딩의 ‘홀로서기 심리학’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직원을 아주 많이 둔 IT 중소기업의 CEO는 사람을 뽑을 때 일을 하는 능력만을 보지 않고 의사소통 능력과 삶에 대한 가치관등 다양한 자질을 보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고 한다. “사람을 뽑는다는 건 정말 간단치 않은 일입니다. 그의 능력만 오는 게 아니라, 그의 과거와 그의 세계가 함께 오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겉으로 보기에 능력이 있고 좋은 교육을 받았어도 정서적으로 독립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을 채용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수많은 사람을 통해 어쩌면 그는 경험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학교 행정실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채용하는 일을 몇 번씩 경험해 보았는데 그것이 어떤 말인지를 이해한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분명히 인터뷰를 할 때는 멋진 청년이었는데 막상 일을 할 때 경험한 사람은 완전히 딴 사람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독립을 잘 한 사람이 학위나 외모 이상으로 능력이상으로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게 된다.

정서적으로 독립을 했다는 것은 자신의 정서를 잘 조절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은 타인의 정서에 내 정서가 끌려 다닌다. 어른이 되었으나 부모님의 정서에 끌려 다니는 사람 또는 자신보다 강한 사람의 정서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아직 정서적으로 독립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부모님의 감정을 존중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직 독립이 되지 못한 사람이다. 한국 가정에서는 정서적으로 독립을 못한 자녀들이 많은 것은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순종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훌륭한 자녀라고 잘못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정서적으로 독립하기를 원하는 부모는 아이가 커가면서 무조건적인 순종이 아니라 자발적인 순종과 선택의 자율성을 배우게 한다.
만약 내가 정서적으로 권위자의 말에 너무 쉽게 휘말린다면 그럴 때 휘말리는 나의 정서는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 지, 왜 그렇게 반응하는 지를 생각해 보고 타인의 정서가 중요한 만큼 나의 정서가 중요한 것을 깊이 생각하며 나의 감정의 주인이 타인이 아니고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서적으로 독립적으로 된다는 것은 내 감정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상처받고 힘든 경우 그 감정을 불러 일으킨 사람에게 모든 원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 내가 경험하는 감정은 타인이 나의 상처를 건드리거나 나의 열등감을 건드리는 경우에 생겨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른 말로 하면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상처를 건드려서 지금 화가 나거나 감정적 반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많은데 결혼을 한 후 배우자에게 상처를 받으면 그 상처의 원인을 100% 배우자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감정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기 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왜 상처를 받고 감정적으로 연약해지는 지에 대해서 내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보고 근본적인 상처를 다루거나 나의 상처로 인한 잘못된 생각이나 반응을 건강하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정서적으로 홀로서기를 잘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너무 강한 사람에게 휘둘리거나 또 약한 사람을 반대로 통제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지 않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만 그들에게 너무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적절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2023년도에는 모두가 재정적 독립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독립을 추구하여 삶 전체에서 건강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성공적이며 행복한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한국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 (Chair of Board in Australia Korean Life Line)

ACA Registered Supervisor (ACA등록 수퍼바이저),

ACA Member Level 3 (ACA정회원)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at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at Chongshin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