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그럴 만한 감정 VS 적절한 감정

어떤 사람이 친구와 함께 파티에 갔다. 친구는 파티 전에 말하길 오늘 자신은 운전을 할 예정이어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한 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오려는 데 친구가 술을 몇 잔 마신 것을 당신은 알게 되었다. 친구는 괜찮다고 하면서 운전을 하려고 하는데 그 차를 타려는 당신은 마음이 불안해진다.

당신은 치과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사랑니가 잘못된 모양으로 통증을 계속 주어서 치과에 가야하는 상황이다.  치과에 예약을 하고 치과 근처까지 갔는데 가슴이 너무 뛰고 식은땀이 느껴지는 것처럼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당신은 그만 도망쳐 버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위의 두 가지 예에서 어떤 것은 그럴 만한 감정 (understandable) 이고 어떤 것은 적절한 감정일까요?  당신이 예상한 것처럼 처음 예화에서의 감정이 적절한 감정입니다. 누구나 위험한 상황이 예상되면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적절한 반응입니다.  그에 비해서 두 번째 반응은 이해할 만한 감정입니다.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포의 대상이나 공포를 느끼는 장소, 물체를 접하게 되었을 때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감정의 상태를 적절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의 상황에서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합리화를 하거나 정당화하는 반응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느끼고 표현하는 감정은 모두가 다 적절하다고 생각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아버지가 아이에게 휴지통을 비우라고 부드러운 말로 표현하고 지나갔다고 칩시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아버지가 아이에게 휴지통이 아직도 비워 있지 않을 것을 보고 비우라고 말을 했는데 아이는 그냥 그 말을 무시했다고 할 때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치며 크게 야단을 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이에게 “너는 한 번도 내 말을 듣는 적이 없어. 그렇게 게을러서 어떻게 써먹겠나!  그러려면 이집에서 나가 살아!” 라고 말을 했다면 그 화나는 감정과 표현은 그 상황에 적절한 것일까요? 아마도 그 아버지는 자신의 감정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몇 번이나 이미 부드럽게 이야기를 했고 참았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아버지의 좌절된 마음과 화난 마음은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아이에게 표현하는 것은 적절한 감정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 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분노를 내셔요?”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좋게 말하면 듣지 않으니까 그렇지!” 라고 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할 것입니다.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이해되는 감정으로 표현을 하면 안 되고, 객관적인 사실 앞에서 적절한 감정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그 아버지는 아이에게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것이 적절한 했을까요?  먼저는 처음 이야기를 할 때 일방적으로 흘리듯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정확히 의사가 전달되도록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말하고는 아이가 들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들었는 지를 확인하고 만약 아이가 그 시간에 바쁜 다른 일이 있다면 언제 비울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시간에 하도록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했는데 약속한 시간에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아이에게 다가 가서 “너가 12시에 쓰레기를 버리기로 약속을 했는데 아직도 비우지 않아서 아빠는 실망스럽구나!  너가 바빠도 약속은 지켜야 하는 거야!” 라고 전달하는 것이 적절한 감정 표현일 수 있습니다.
감정은 행동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잘 조절해서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관계를 파괴시키고 병들게 합니다.  상황보다 과하게 표현되면 상대방에게 위협이나 공포를 주는 상처를 주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상황보다 너무 부족하게 되면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한 사람속에 쌓여서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감정을 잘 조절해서 표현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쉬운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부분이 기질이나 환경에 의해서 조성되기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내가 이렇게 성질이 더러운 것은 부모 때문이예요.” 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타인이나 환경을 원망함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내가 나의 삶에 책임을 지고 내가 나의 감정적 표현에 책임을 지고 그 부분에서 훈련하고 노력을 하는 것이 나의 삶을 바꾸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적절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는 감정을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감정을 잘 알지 못하면 조절도 불가능합니다.  감정을 잘 인식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내 마음에 어떤 감정이 있는 지를 자주 생각을 해보면 좋습니다.  마당에 꽃이 피면 그것을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처럼 한 번씩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내 마음에는 어떤 생각, 감정이 들어있는 지를 관찰해 보는 것입니다.  그것을 잘 하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기법 중에 ‘마음 향유하기’ 기법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면서 그것에 온전히 집중을 해 보면서 그것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감정을 잘 모르겠다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감정 리스트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해서 나의 현재 감정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용사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확인하는 방법 중에 신체 감각을 사용하는 스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체 감각에서 어떤 감각이 어느 부위에서 느껴지는 지를 확인해 보고 그것을 묘사해 보고 이름을 지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감정을 더 풍성하게 하려면 감정 앞에 형용사나 묘사하는 설명을 붙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모서리가 찢겨 나간 것 같은 상한 내 마음’, ‘소라도 잡아 먹을 것 같은 배고픔’, ‘끓어 오르는 분노’, ‘콧노래 나는 기쁨’ 과 같이 감정을 표현해 보는 것이다. 그럴 때 상대방도 여러분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한 다음에 그런 감정을 일단은 누르거나 비난하기 보다 어떤 감정이든 수용을 하고 그 다음에 질문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감정일까? 아닐까?” 이것을 판단해 본 후에 적절한 감정이라면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함으로 해소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상황보다 감정의 양이 너무 많다고 한다면 반대 행동(얼굴표정을 부드럽게 지어본다. 어투를 바꾸어 본다 와 같은)을 해서 감정의 힘을 좀 빼고 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감정의 양이 너무 적다면 조금 더 상향 조절을 해서 감정의 힘을 넣어서 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의 예에서 나온 아버지는 처음 이야기를 할 때는 감정의 양을 조금 더 넣어서 명확하게 표현을 하고 나중에 표현한 것은 감정의 양이 상황보다 너무 많으니 조금 줄여서 표현하는 것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런 감정 조절은 의도적인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지만 이것을 노력해서 얻는 축복은 말할 수 없이 큰 것임으로 적절한 감정조절을 위해서 많이 노력할 수 있기를 바라고 혼자서 어렵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 가시길 축복합니다.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한국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 (Chair of Board in Australia Korean Life Line)

ACA Registered Supervisor (ACA등록 수퍼바이저),

ACA Member Level 3 (ACA정회원)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at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at Chongshin University)

호주기독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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