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가정 문화의 변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권에 사는 사람들은 부모를 존중하고 돌보는 일에 대해 가치를 두는 분들이 많다. 한 중국인 커플을 만났는데 결혼해서도 부모님을 위해 월급의 상당 부분을 보내 드리고 차도 사드리고 부모님이 요청하는 것들이 있으면 기쁨으로 해드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부모님을 생각하면 좋은 것이 있으면 보내 드리고 섬겨드리고 싶은 것이 자녀 마음이었다.  이렇게 비단 부모님을 공경하는 문화가 한국 문화만이 아닌 것을 보게 된다.  부모님을 잘 돌보고 잘 모시는 것은 바람직한 부분이고 좋은 문화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결혼 후에 고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내 보다 부모를 더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남편으로 인해 상처받는 아내들이 있을 수 있고 결혼을 했는데도 여전히 힘을 행사하는 부모님으로 인해 자율권을 침해 받아서 힘든 경우들이 종종 있다.  위의 중국인 커플도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관계가 좋지 않아서 갈등이 많이 있었는 데 며느리가 시어머님을 방치하거나 전혀 돌보지 않는 매정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 가정의 경우 남편과 시어머니가 손주에 대해서 중요한 결정들을 내렸는데 그것을 아내에게 일이 다 진행되어질 때까지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들이 몇 번 진행되자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이 존중받는다거나 돌봄을 받는 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게 되었고 자신보다 어머니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남편도 또 그런 관계를 이어가는 어머니도 미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는 사랑과 존중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가치 있는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채워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힘들어 하게 된다. 특별이 이런 부분의 욕구는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위의 중국인 아내는 결혼 생활 안에서 위의 두 가지 가치를 다 충족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남편 배우자는 일부러 아내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았던 것일까?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전혀 그것은 아니었다. 남편 배우자는 아내를 사랑했지만 시어머니와 생긴 삼각 관계의 틀안에서 아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가치 있는 존재구나“라고 하는 것을 느끼도록 해 주지 못했을 뿐이고 아내를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은 했으나 우선 순위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의 가치가 드러날 수 없었던 것이다.

결혼 생활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을 존중하고 돌보는 것이 귀한 일이나 그것보다 배우자를 항상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소중한 부부간의 관계를 무조건 희생시킨다 거나 부모님의 말씀을 무조건적으로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친밀한 부부 관계에 금이 가게 만드는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선 순위에 둔다는 것은 어떤 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때 그것을 배우자와 의논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타인을 돕고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열려 있는 편인 데도 불구하고 남편이 의논을 하지 않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할 때는 화가 난다. 그것은 돈이 어디에 소비되느냐 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위의 중국인 아내처럼 그 일로 인해서 남편은 자신 마음대로 결정들을 내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은 바로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편들은 작은 일에서 아내와 의논함으로 아내가 남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아내가 존중을 받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남편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배우자에게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크고 작은 일에 있어서 함께 의논하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이 좀 불편하더라도 노력해야 한다.

호주 사회 뿐 아니라 개인주의가 많이 발달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커플들은 앞의 중국인 부부와 다르게 너무 개인적인 삶에 집중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부는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분을 개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삶을 사는데 심지어 삼시 세끼 밥도 따로 해결하는 부부도 보게 된다.  개별적으로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면 서로 다투거나 갈등이 생기는 부분은 줄어들 수 있으나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단순히 일 더하기 일의 개념이 아닌 더 큰 개념의 하나됨을 배워 나가기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커플들은 각자 알아서 자신의 부모님을 챙겨드리게 되는데 그것도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 몸은 같이 살아가나 가족이 아닌 친구와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부부는 우선 순위에 있어서 자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대방을 한참이나 뒤로 밀려나가게 된다.  이런 커플들은 친밀함과 상호 의존도가 적어서 함께 모든 것을 나누는 커플보다 헤어지기가 더 쉬울 수도 있다.  이런 커플들은 지나친 개별주의가 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함께하는 시간과 정기적으로 깊은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시간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통해서 서로가 불편하지만 조금씩 함께 해 나가는 활동들이 주는 기쁨과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나 개별적인 것도 또는 너무나 자라온 가정에 얽매이는 것도 결혼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결혼 생활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별적이지도 않고 원가정에 얽매이지도 않기 위해 결혼한 나의 평생 반려자인 배우자를 우선 순위에 두고 매사에 일어나는 일들을 의논하고 자주 부부 사이의 대화들을 나누고 친밀감을 쌓아 나갈 때 부부는 더 나은 미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한국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 (Chair of Board in Australia Korean Life Line)

ACA Registered Supervisor (ACA등록 수퍼바이저),

ACA Member Level 3 (ACA정회원)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at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at Chongshin University)

호주기독교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