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가족소통의 힘

우리 가족은 매주 월요일 저녁 후에 가족의 시간을 보낸다. 자녀가 6명이다 보니 서로 만나기가 쉽지가 않을 때도 있고 또 집안 일을 함께 공유하려고 하면 의논이 필요해서 함께 모이는 시간이다.  함께 모이면 가끔은 게임도 하고 재미난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금 하고 있는 집안 일에 대한 점검과 각자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나서 각자 고민을 나누면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하고 마치게 되는데 마무리는 매번 같은 노래다. 수년 전 한국에서 방문했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오셔서 계시는 내내 거의 매일 가정 예배를 드렸는데 그 때 불렀던 기독교 찬양을 아이들은 유일하게 한국 말로 열심히 부른다. “완전하신 나의 주 ~~ “ 어제는 한국 방문 중인 아빠와 멀리 퍼스에 가 있는 셋째를 제외하고 가족이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둘째인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예전에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어떤 친구 든 다 받아 주고 어떤 친구의 생각이든 다 인정을 해주려고 했는데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다른 친구의 영향을 잘 받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타인을 대할 때 옳고 그르다고 함부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삶의 모습은 있는 것 같아. 예를 들면,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을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그들과 가까이하는 것이 때로는 독이 되는 것 같아서 그런 친구들과는 가까이하지 않고 나에게 통찰과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좋은 사람들을 가까이해야 겠어. 판단이라는 말이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라는 말에서는 나쁜 말로 여겨지지만 분별해서 바른 선택을 하는 의미에서 판단이라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판단이라는 말이 나는 좋아. 나는 개인의 성공과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나누어 주면서 살고 싶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어. 나는 엄마, 아빠가 그런 삶을 살고 있어서 멋진 것 같아’ 라고 말했다. 아들의 말을 들으면서 점점 자신 만의 세계관과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 같아서 흐뭇했고 많은 재산이나 넉넉함을 아들에게 제공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살아가는 삶을 가치 있게 여겨주는 아들로 인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둘째 아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눈 후에 가족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다른 아이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또 들었다.  첫째 아이는 ‘최근에 취직을 했는데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약간의 개인적인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이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무것도 안 하니, 왠지 우울해지는 것 같다’고 하자 다른 아이 하나가 그 마음을 공감을 먼저 해주었고 이어서 다른 가족들은 듣고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주었다. “이제 일을 시작하고 나면 쉬지 못할 테니 열심히 잘 놀아라” 라고 말해주는 나 같은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운동을 하면 어때?  나랑 같이 운동하자” 는 아이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뭔 지를 잘 찾아봐. 종이에다가 삶의 장기 목표 중간 목표 단기 목표를 세워 보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 보면 어때?” 라는 말을 해주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자, 큰 아이는 동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번 해 봐야 겠네요. 말한 것 중에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면 기분도 좋아질 것 같아”라고 응답을 했다.  그리고 나서 넷째는 자신이 방학 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야심 차게 설명했다. 운전 면허도 취득하고 악기도 배우고 동생들 공부도 가르치고 등등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이야기하는 넷째의 눈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베리 굿” 이라며 무엇인가 열심히 해보려는 넷째를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막내에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 막내가 한참이나 말을 하지 않았다.  언니 오빠가 늘 말을 잘 해서 그런 지 아니면 큰 아이들과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막내는 가족의 시간에 의견을 많이 내 놓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것을 알고 있는 식구들은 막내가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했다.  한 바퀴 다른 사람들이 다 나누는 동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그리고 나서도 더 뜸을 들인 다음 막내는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데 잘 적응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가끔은 늦게까지 이야기를 안 하는 막내를 위해서 내가 대신 원하는 바를 설명해 주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막내의 표현 능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힘들지만 기다려 주어서 막내가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를 모두가 바랬다. 항상 우리 가족의 시간이 행복하고 평안하진 않다. 가끔은 가족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다툼을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게임을 하다가 다투어서 게임을 그만 둔 적도 옛날에는 있었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성향이 맞지 않는 아이끼리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가족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각자 시간을 따로 떼어 놓아야 하고 서로 조율해야 하고 때로는 불편한 일들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매번 가족의 시간을 마무리할 때마다 우리 가족은 행복해한다.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조금씩 더 친해짐을 느끼고 서로를 통해서 위로와 격려를 받았기 때문이고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 속한 자인 것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민 사회에 살다 보면 부모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다 보면 아이들이 클수록 소통하는 것에서 어려워지는 것을 경험할 때가 많다. 그 뿐 아니라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세계관도 무척 다른 것을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가족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지고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의 마음을 들어주다 보면 오해가 풀어지고 이해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그렇다 보면 자녀는 부모의 세계가 이해가 되고 부모도 자녀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족은 소통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데 그 소통은 일방적으로 될 수 없는 것임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혹시나 내가 소통하는 방식이 일방적이어서 나의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없는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의 것은 강요하나 상대의 의견을 듣지 않는 일방적 소통으로 인해 가족 관계가 힘들어지지 않도록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내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 가족은 소통을 통해서 위로와 기쁨과 지혜를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총장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특별기고] 치유하는 ‘희망’

긍정심리학은 인간의 행복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 가를 다양한 측면으로 연구 조사를 하여서 인간의 행복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긍정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복의 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이다. 긍정적 감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사랑, 자비, 긍휼, 용서, 감사, 희망 같은 것들이 있다. 지금까지 사랑, 자비, 용서, 긍휼, 희망과 같은 긍정적 감정들은 각각 많은 연구가 되어 왔는데 그 중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큰 용기와 힘을 더 하는 ‘희망’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희망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라는 것 또는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는 것인데  이 의미로 보면 하나의 희망 사항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학자마다 설명하는 희망은 조금 더 다른 의미들을 가지고 있는데 희망에 대해서 많이 연구한 스나이더는 희망은 성공적인 목표 지향적 결정과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에 기반한 긍정적 인지 상태라고 정의한다. 즉, 목표를 추구하는 동기와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강조하는 것이다. ‘희망의 힘’ 책의 저자 제롬 그루프먼 박사는 암 환자들이 ‘희망’을 가질 때 뇌에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을 분비시켜서 모르핀과 같은 통증 완화 효과를 내고 그것이 질병의 치유를 돕는다는 설명을 한다.   이처럼 희망을 가진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예후가 훨씬 좋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이 된 바를 볼 때 희망을 가지는 것은 확실히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저자는 희망이 치유하는 힘이 있고 암까지 고친다라고 말을 한다. 필자 또한 그것을 믿기에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희망’ 이라고 말을 했는데 누군가는 ‘희망을 갖고 싶은데 그것이 잘 되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을 줄 알았던 암이 점점 더 온 몸에 퍼져가는 순간에 어떻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겠어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최선을 다하며 암과 투병을 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곳에서 암이 발견된 사람의 낙심과 절망을 옆에서 보고 있자면 ‘희망’이라고 하는 단어가 때로는 무색해진다.  언젠가 만성적인 신체 통증으로 힘들어 하시던 분을 상담으로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만날 때 마다 조금씩 더 나빠져 가고 있다고 말씀을 하시니 그 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실제로 쉽진 않았다. 악화되고 있는 병세와 함께 경험하는 부정적 사건들이 희망적인 결과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더 많이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오랜 질병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회복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주위에 돕는 사람들은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가지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고 ‘희망’을 통해서 치유로 나가도록 도와야 한다. 희망을 통해 치유로 나아가는 것은 현실적인 작은 희망을 가지는 것일 수 있다. 현실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희망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성 통증이 있을 때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기대할 수 없어도 통증이 약간 감소하기를 희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현재의 상태를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고 희망을 갖게 한다. 또한, 초월적 희망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그것은 영적인 존재인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신앙적, 신학적 희망이다. 크리스토프 래시라는 사회 학자는 사회가 점점 좋아지고 인본주의 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낙관주의와 신학적 희망은 다르다라고 설명을 한다.  신학적 희망은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상황 즉 아주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마음에서 솟아나는 힘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에른스트블로흐는 그래서 희망은 ‘실망 가능’해야 한다고 한다. 초월적 희망은 현재가 절망적이나 결국에는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는 희망과 미래에 대한 믿음과 도전과 절망에 대한 방어로 갖는 희망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기독교에서 보면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룰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는 희망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희망은 좋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니고 눈 앞에는 아무런 소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절망과 실망스러운 순간에 가능한 것임을 생각할 때 암환자에게도, 실패한 사람에게 ‘희망’은 회복으로 가는 시작의 첫 단계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희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웰빙을 향상시키고 희망은 대인 관계를 향상시키고 자존감도 향상시키며 스트레스도 잘 이겨내게 한다. 또한 희망은 만성 불안의 발달에 대한 보호 요인이 되기도 하며 성공적 목표를 향해 다양한 경로를 찾도록 동기 부여를 합니다. 그러므로 희망을 갖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이 건강해지며 행복해지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희망’을 갖기 위한 몇 가지 활동들을 소개한다면 그 중의 하나는 희망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희망지도는 A4 용지를 옆으로 펼친 다음  종이를 세 등분으로 접어서 제일 오른 쪽에는 희망하는 목표들을 나열하고  제일 왼쪽에는 희망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과정을 세 가지 씩 기록을 해 보고 중간 칸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기록해 보면서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희망 지도의 테두리에는 나에게 희망을 더 갖게 하는데 힘이 되는 사람이라던가 동기 부여를 갖게 하는 힘, 계속 용기를 갖게 하는 말, 용기를 갖게 하는 성경 구절 등을 기록해서 희망을 갖고 그것을 현실화 시키는 작업을 하게 한다. 또 한가지 도움이 되는 것은 ‘희망’ 저널을 쓰는 것이다.  형식을 갖추고 싶다면 첫번째로 나의 희망이 무엇인지를 기록하고 두 번째로는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한 계획과 행동을 기록하고  세 번째로는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내 안의 자원, 능력을 세 가지 씩 쓰는 것이다. 그 외에는 희망하는 것을 영화의 장면처럼 그려 보고 꿈꾸며 그것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노력하고 나아가는 나의 모습을 기록해 보거나 심상화 시켜서 생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또  ‘희망’을 가지는 것이 왜 중요한 지, 내가 희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 지 등 희망과 관련된 여러가지 질문들을 하면서 ‘희망’을 더 돈독히 하는 방법도 있고  청소년 아이들의 경우에는 가장 희망하는 일 5가지 가장 절망적인 것 5가지를 기록하게 해서 그것을 함께 나누어서 공감하게 하고 격려하게 함으로 희망을 갖게 하는 것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낙담을 잘하고 절망감을 많이 느끼시는 분, 노력해도 제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 그리고 타인과 연결점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특히, ‘희망’ 증진 활동을 하는 것이 많은 힘이 될 것이다. 미국의 한 시인은 수수께끼라는 시에서 ‘설탕을 주면 물이 달게 되고 소금을 주면 물이 짜게 되듯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계속된다.‘ 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희망을 가질 것인가 절망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는 희망으로 인한 회복을 경험할 수도 있고 희망 자체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절망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특별기고] 호주퍼스 가족여행

호주의 동부에 살고 있으면 서부에 가는 일이 쉽지가 않다. 비행기로 5시간 걸리고, 시차도 3시간이나 된다. 가까운 외국보다 더 비싼 비행기로 엄두를 낼 수 없는 여행이었다. 셋째 딸이 퍼스에 있는 이유로 비행기 값이 저렴할 때 우리 온가족 8명은 퍼스에 갈 계획을 세웠다. 한 해가…

[특별기고] 좁은 교민사회

교민 사회가 좁다 보니 한 집 건너 아는 사람을 만날 때가 많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세미나를 위해서 호주의 가장 서쪽인 퍼스에 갔다가 방문한 교회에서 예전에 멜번에서 가정 세미나 캠프에 만난 집사님을 만났고 또 그 집사님 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집사님의 친 인척이 필자와 아주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보니 넓은 사회인 호주에서 살면서도 좁은 교민 사회에서 익명성이라고는 경험하지 못해서 안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교민들을 만나다 보면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철저하게 감추고 이야기를 잘 안하시는 분들도 많다.  교민들과는 아예 교제를 하지 않으면서 호주 사회에 들어가서만 사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만 나누고 자랑 거리만 나누고 힘든 것이나 어려운 것은 전혀 나누지 않는 분들도 있다.   자녀들을 가진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한 자랑만 늘어 놓고 솔직하게 자신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지인들과 만나서 차를 마시고 시간을 보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공허하고 만남 자체가 의미가 없게 여겨질 때도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에게 나눔이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고 진정한 나눔이 있어야 관계는 발전하게 된다.  진정한 나눔은 피상적인 정보 교환으로 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깊은 솔직한 감정의 교환이 있을 때 사람의 관계는 발전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모든 사람과 깊고 솔직한 감정의 교환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솔직한 것이 때로는 타인이 나를 너무나 쉽게 공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가끔, 상대방을 믿고 솔직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었더니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을 때가 있다. 영화에서 보면 재산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비명사를 경험하는 일들을 종종 보게 된다.  누군가 그 집의 아이를 유괴를 한 후 재산을 빼앗아 가는 것과 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뿐인가? 배우자에게 어렸을 때 또는 나의 어릴 적 가정의 모습을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가 그것이 안 좋은 상황에서 공격의 도구로 사용될 때를 경험할 때가 많이 있다. 이런 삶의 모습들로 인해서 솔직하게 나의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삶에서 우리는 좋은 나눔의 대상을 필요로 한다.  그럴 때 우리 모두는 행복감을 경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억압을 당하고 고난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나눌 대상이 없는 사람은 삶이 허무하다고 성경의 전도서에서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므로 친구를 만들고 배우자와 화목하게 지내고 하는 것들이 때로는 노력과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서 힘든 일이지만 직업에서 성공하는 것 이상으로 삶에서 노력해야 하는 영역이다. 어제 우리집 딸이 엄청나게 일을 하고서도 아주 밝은 모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해할까 봐 걱정을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서 물어보았더니 직장에서 오늘 수십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소개하고 타인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우리 딸은 스트레스에서 다 해소가 된 것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지, 왜 상담사와 같은 타인에게 가서 내 문제를 이야기해?’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분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내 삶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고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감정을 나누고 어려움을 나누는 대상이 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편협하지 않은 건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외향적 사람들이 내성적인 사람보다 강점이 있다면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외향적 사람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혼자서 끙끙 앓기 보다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나누고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 그러면서 도움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얻고 더 나은 자원들을 선택하는 결정들을 내리게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교민 사회가 좁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면 안 되고 감정을 나누면 안 된다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평생 외롭고 갇힌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교민 사회에서 체면과 위신이 세우면서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을 만나고 가족 안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에 초점을 두어서 그것을 노력하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느 한 분이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람을 돕는 삶을 살았었는데 원치 않게 호주에 와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분이 변화된 삶을 받아들이고 있긴 하지만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죽고 싶은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사회적 관계 안에서 일을 하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며 교민 사회 안에서도 타인과 소통하며 의미 있는 삶을 나누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요즘 청년들은 혼자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은 면도 있지만 삶에서 깊은 고독감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혼자 사는 사람들도 사회적 네트 워크를 통해서 좋은 친구들을 만들지 않으면 외롭고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뜻한 관계의 필요는 선택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필수인 것을 알고 좁은 교민 사회라 할 지라도 용기를 내어 내게 있는 관계들을 잘 세워 나가고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그것을 위해 나의 모습을 내려 놓고 나누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가정에서부터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별기고자 :  Rev Dr. HUN KIM (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